한국고교야구의 최강자를 가리는 ‘제72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가 지난 지난 16일(일) 막을 내렸다.
올해는 장마 때문에 유독 경기일정 조정이 많아 대회를 진행하는 데 애를 먹었다. 예비일을 이틀이나 확보했지만 대회 기간 내내 내린 비 때문에 결국 예정보다 이틀이나 늦게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주말리그 권역별 상위 40개팀이 출전해 자웅을 겨룬 끝에 서울 배명고가 사상 처음으로 청룡기 전국고교선수권 타이틀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렸다.
올해 청룡기는 야구팬과 관계자의 이목이 집중된 대회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보고 야구에 입문한 일명 ‘베이징 키즈’ 세대가 실력을 선보인 무대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1차지명자인 곽빈(배명고, 두산), 김정우(동산고, SK), 안우진(휘문고, 넥센), 한동희(경남고, 롯데), 한준수(광주동성고, KIA) 등이 출전해 마지막 학창 시절을 불태우며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프로야구 스카우트들도 2차지명을 앞두고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대회를 지켜봤다. 한 스카우트는 “거의 각 팀마다 140km대 이상의 공을 던지는 선수가 있을 정도로 역대 최고 수준의 자원들이 많다”고 했다.
특히 배명고와 서울고의 결승전은 150km 강속구를 뿌려대는 배명고 곽빈과 서울고 강백호의 에이스 맞대결로 눈길을 끌었다. 양팀 감독도 5인 외야 수비시프트를 시도하고, 80km대 원포인트 릴리프 투수를 투입하는 등 프로야구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작전을 선보이며 명승부를 연출했다.
내야 관중석을 가득 메운 양팀의 응원전도 경기만큼이나 뜨거웠다. 20년만에 청룡기 선수권 결승에 진출한 배명고는 준결승 진출이 확정된 순간부터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연습한 응원실력을 뽐내며 경기장 분위기를 뜨겁게 했다. 작년에 이어 결승에 오른 서울고는 밴드부를 출동시켜 응원 열기를 북돋았다.
문화사업단은 유일한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인 청룡기의 위상을 더욱 빛내기 위해 국내 고교야구대회 최고 수준의 부상품 협찬을 유치했다. 우승팀에게는 500만원 상당, 준우승팀에게는 2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 개인상 수상자들에게는 야구화를 부상으로 제공했다.
문화사업단이 꾸준히 운영해온 한국고교야구 홈페이지는 고교야구 팬들과 관계자들의 소통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대회 기간에는 실시간 문자중계, 영상중계 링크, 개인 세부기록, 현장 상황 등 주요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했다. 실시간 문자중계창에는 ‘야구장에 못가는데 경기 내용을 자세하게 알 수 있어 좋다’는 댓글이 올라왔고, 한 고교야구팬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자세한 고교야구 정보를 제공해줘 고맙다’고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국고교야구 홈페이지는 올해 청룡기 대회기간 동안 100만에 육박하는 페이지뷰와 20만이 넘는 방문자수를 기록하며 고교야구 최고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