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나호텔 외벽 전체를 뒤덮는 초대형 디지털 전광판이 서울 도심의 새로운 명물이 되고 있다. 디지틀조선일보가 운영하는 ‘K-비전(가칭)’이 4월 1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압도적인 크기와 선명한 해상도 덕분에 세종로 사거리를 오가는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고 있다. 전광판은 가로 22m, 세로 60m로 면적이 1300㎡(약 400여 평)가 넘는다. 국제 규격 농구 코트 3개를 합친 것과 비슷하다. 세로형 전광판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전광판은 고화질 4K 모니터와 비교해 약 8배 더 높은 해상도를 제공한다. 세계 최고 기술의 일본 니치아(Nichia)사 LED를 사용해 대낮에도 깨끗하고 또렷하게 보인다. 3~4km 떨어진 인왕산에서도 눈에 띌 정도다.
행정안전부가 2023년 말 광화문 일대를 옥외 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전광판 설치가 추진됐다. 공사는 지난 1월 초 시작해 3개월이 걸렸다. 정부는 2016년 강남 코엑스·강남역 인근을 1기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한 데 이어 광화문·명동 및 부산 해운대를 2기 구역으로 지정했다. 2029년까지 모든 설치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K-비전 운영을 시작한 4월 1일부터는 행인들이 걸음을 멈추고 신기한 표정으로 전광판을 찍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외국 관광객들이 전광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한 회사원은 “전광판이 광화문 광장 어디서 봐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전광판은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18시간 운영된다. 디지틀조선일보는 1995년부터 디지털 전광판을 운영해왔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K-비전을 고급스러운 매체이자 한국의 대표 얼굴로 인식시키겠다는 목표다. 하드웨어 관리는 물론 전광판에 담기는 영상 콘텐츠의 수준도 특별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광고 영상이 재생되지만, 예술적 가치를 담은 여러 아트 영상도 송출한다.
디지틀조선일보는 글로벌 홍보도 나설 예정이다. 주한 외신 기자들이 전광판을 배경으로 리포트를 하게 해 자연스럽게 해당 나라 TV에 노출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 기자들이 리포트하는 시간에 맞춰 뉴스 관련 영상을 틀 계획이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굵직한 스포츠 이벤트나 행사를 라이브로 중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어, 광고나 뉴스 외에도 여러 방면으로 활용 폭을 넓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