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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1번째 '가을의 전설' ... 춘천마라톤 2만4200여명 참가, 대회 신기록도
이름 관리자
날짜 2017/11/03

지난 10월29일(일) 춘천 호반에서 또 한 번 ‘가을의 전설’이 펼쳐졌다. 총 2만4200여명이 단풍으로 물든 삼악산과 의암호의 가을을 만끽했던 하루였다. 달리기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도 풀코스와 10km 두 부문 모두 참가자가 작년보다 1000명 가까이 늘었다. 

‘가을의 전설’이라는 수식어답게 대회가 펼쳐진 지난 일요일, 깊은 가을 속 춘천은 달리기에 딱 적당한 날씨였다. 비도 오지 않고 적당히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6년째 깨지지 않고 있던 대회신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본사는 대회 시작 며칠 전부터 출전 선수들과 함께 지내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동반 매니저들과 협의하면서 이번 대회의 목표 페이스를 2시간 6분 50초대 기록으로 세팅했다. 

그러나 최적의 날씨와 최고 수준의 선수들 컨디션이 맞아 떨어지면서 6년 만에 종전 기록을 48초나 단축한 2시간 6분 15초라는 대회 신기록이 수립됐다. 주인공은 춘마 2연패를 달성한 루카 로코베 칸다(34·케냐)다. 페이스메이커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중간에 레이스를 포기했지만, 칸다는 25km 지점부터 레이스 후반부를 독주했다. 춘마는 엘리트 선수에게 별도의 초청료를 지급하지 않고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참가한다는 점에서 이 기록은 더욱 뜻깊다고 할 수 있다. 

엘리트 부문의 기록 외에도 올해 춘마에서 가장 달라진 점을 꼽는다면 의료 시스템 개편이다.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레이스가 펼쳐지는 도로 주요 지점에 총 20여대의 구급차가 배치됐다. 1km마다 AED(자동심장충격기)등 의료장비를 준비했다. 강원소방본부의 협조를 받아 만일의 사태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응급 환자 신고를 대회의무본부에 하도록 돼 있었던 것을 119로 일원화했고, 119 신고 접수 상황을 바로 전달받아 대회의무본부에서 처치와 이송 상황을 컨트롤했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119라는 점을 감안해 119와 유기적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서 심심찮게 나타나는 심장마비나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질환 증상 환자의 경우 이른바 ‘골든타임’이라 불리는 시간 내의 초동대처가 중요한데, 119를 통해서 신고 접수와 구급차 이동 지시가 더욱 빨리 진행됐다. 

국내 주요 마라톤 대회에 응급 의료 지원을 나가고 있는 삼성에스원 김명수 과장은 “춘마만큼 철저히 안전에 신경 쓰는 대회가 없다”며 “국내 대회를 통틀어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후기는 칭찬과 격려 일색이었다. 마라톤 전문 사이트 ‘마라톤 온라인’에 올린 글에서 풀코스 참가자인 김범연 씨는 “모든 마라톤대회 주최측이 본받아야 할 대회로서 아주 만족한다”고 극찬했고, 또 다른 참가자 임정애 씨는 “갈수록 성숙돼 가는 춘천마라톤, 오래오래 유지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태수씨는 “마스터스 대회 중 국내 최고로, 매년 참가하고 싶은 대회”라고 썼다. 문화사업단은 앞으로도 국내 최고의 명품 마라톤대회, 춘마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봄에 열리는 서울 하프마라톤 대회 역시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봄에는 서울, 가을에는 춘천’이라는 양대 마라톤 대회 구도를 더욱 확고히 다져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