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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22회 만해대상 시상식...무산 스님 5월 입적후 첫 행사
이름 관리자
날짜 2018/08/18
본사가 주관한 제22회 만해대상 시상식이 지난 12일 오후 강원도 인제군 하늘내린센터에 열렸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화합과 전진’을 주제로 열린 ‘2018 만해축전’의 하이라이트 행사였다.

만해대상은 1997년 만해 한용운(韓龍雲·1879~1944) 선생의 평화 사랑, 민족 사랑, 문화 예술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설악산 신흥사 조실(祖室)인 설악 무산 스님(1932~2018)이 주축이 된 만해사상실천선양회가 주관해오다 2014년부터 본사가 주관하고 있다. 상은 ‘평화’ ‘실천’ ‘문예’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올해 행사는 무산 스님이 지난 5월 26일 입적한 뒤 처음 치러지는 행사였다.

올해 만해대상 평화대상은 대만의 세계적 불교 구호단체로 세계 120여국에서 긴급 구호, 의료, 교육, 환경 활동을 벌이고 있는 자제공덕회에게 돌아갔다. 실천대상은 서울시립아동병원·홀트아동병원 소아과 의사로 50여 년간 일하며 6만명이 넘는 고아들을 치료하고 보듬어온 조병국 홀트아동복지회 부속병원 명예원장이 받았다. 문예대상은 향토 문학 발전에 힘쓴 원로 시조시인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와 한국 문학을 영미권에 알리는 데 힘쓴 브루스 풀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가 공동 수상했다.

만해축전 명예대회장인 보광 동국대학교 총장은 축사를 통해 “만해 스님의 사상과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제정한 만해대상은 대한민국의 노벨상이라 불릴 만큼 저명한 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장인 본사 강천석 논설고문은 “얼마 전 입적하신 무산 큰스님은 평소 ‘부처가 되려 하지 말라. 부처처럼 살면 부처다”고 말씀하셨다”며 “큰스님의 유지(遺志)를 받들어 ‘부처처럼, 예수처럼 사는 분’들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조병국 명예원장이 정년퇴임 후에도 돌보고 있는 홀트일산복지타운 장애인 합창단의 노래로 시작됐다. 지적장애, 뇌병변장애, 백색증, 뇌전증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단원 30여명이 ‘고향의 봄’과 ‘홀로아리랑’을 불러 관객들의 힘찬 박수를 받았다. 노래를 마친 뒤 올해 처음으로 합창단에 들어온 이윤성(11)군이 수줍게 꽃다발을 건네자, 조 원장은 단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안아줬다.

평화대상을 받은 자제공덕회 설립자 증엄 스님은 제자 덕랑 스님이 대독(代讀)한 수상 소감을 통해 “자제인들은 사랑으로 자선 활동을 하면서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도록 노력해갈 것”이라며 “세상에 이로움을 전하고 행하는 모든 분께 영광을 돌린다”고 전했다. 실천대상의 조병국 원장은 “6만 명의 아이들과 만나고 헤어지며 크고 작은 기적들을 보았다”며 “영원히 아이들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범 교수는 “무산 큰스님은 생전에 시조 사랑이 극진하셨다”며 “가시는 길 평안하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연분홍 한복 바지 저고리에 녹색 조끼 차림으로 무대에 오른 풀턴 교수는 유창한 한국어로 “오늘의 이 영광을 한국문학의 훌륭한 모든 작가들에게 돌리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는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근배·김제현·김호길·윤금초·유자효·윤석산·권영민·김영재·홍사성·이숭원·홍성란씨 등 문단 인사들과 정만호 강원도 경제부지사, 최상기 인제군수와 심사위원장인 강천석 논설고문 등이 참석했다.

만해대상 시상식 전날인 11일 만해마을 내 만해사(萬海寺) 법당에 무산 스님의 참배소가 마련되자 이근배 시인을 비롯한 문인 100여 명이 향(香)을 올렸다. 올해 만해축전 책자도 함께 영전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1시간여에 걸쳐 만해대상과 만해축전, 만해마을을 만들고 이끌어온 무산 스님의 업적을 되새기며 추억에 빠져들었다. 이근배 시인은 장문의 헌시(獻詩) ‘못다 그리신 심우도(尋牛圖) 대천세계에 높이 펼치시고 만파식적(萬波息笛) 불며 기우회향(騎牛廻向)하소서’를 붓글씨로 써서 스님 영전에 바쳤다.